“길(지하철) 따라 돈이 흐른다.”
요즘 부동산 고수들이 들려주는 투자 격언이다. 지하철 신설은 해당 지역 부동산시장에 엄청난 호재로 작용하기 때문에 가급적 지하철이 새로 뚫리는 곳에 투자하라는 뜻이다. 실제로 부동산시장에서 ‘길’은 부동산의 몸값(가치)을 높이는 가장 확실한 요소로 꼽힌다.
아무리 시장이 침체돼 있다 하더라도 길이 새로 나면 주변 부동산시장은 상승곡선을 그리기 마련이다. 특히 지하철은 불확실성과 위험성이 높아지고 있는 요즘 같은 부동산시장 상황에서 실수요자는 물론 투자자들도 투자 여부를 판단하는데 커다란 영향을 미친다.
지난해 10월 지하철 7호선 연장선 개통으로 서울 강남권을 오가는 시간이 크게 단축된 경기도 부천에 최근 주택 수요자들의 관심이 쏠리는 것도 바로 이런 이유 때문이다.
7호선 연장 구간은 온수역에서 인천 1호선 부평구청역까지 10.2㎞ 구간을 연결하는 노선이다. 이 노선 개통 이후 가장 덕을 본 지역으로 경기도 부천이 꼽힌다. 서울 강남권의 중심인 고속버스터미널과 반포동ㆍ청담동 등을 40분대에 출퇴근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서울 접근성이 좋아지면서 부천 지역을 바라보는 주택 수요자의 눈길이 확 달라지고 있다. 교통여건이 크게 개선되면서 ‘수도권 주거1번지’로 주택 수요자들로부터 각광을 받고 있는것. 한때 뛰어난 입지여건에도 불구하고 교통이 좋지 않아 ‘무늬만 수도권’이라는 지적을 받았던 과거와는 전혀 다른 모습이다.
▲ 지난해 10월 지하철 7호선 연장선 개통 이후 교통여건이
크게 개선됐다. 사진은 7호선 신중동역 주변 모습이다.
수요가 몰리면서 부동산시장도 활기를 되찾는 분위기다. 특히 소형 오피스텔 값이 강세다. 7호선 연장 구간이 개통되기 전인 지난해 상반기 8000만~9000만원 선에 거래됐던 대림아크로텔 오피스텔 전용 26㎡형은 연장 구간 개통 직후 1억원을 호가했다. 프라움시티와 파크리움 전용 26㎡형은 1억3000만~1억4000만원에 거래되고 있다.
전셋값 급등으로 골머리를 앓던 서울의 내 집 마련 수요가 몰리면서 아파트값도 오름세다. 7호선 개통으로 신중동역 역세권에 새로 편입된 중동 미리내마을 롯데2차 전용 84㎡형은 개통 전 3억4000만~3억5000만원 선이던 집값이 개통 후 3억5000만~3억7000만원으로 1000만~2000만원 올랐다.
중동 꿈마을 삼환아파트 전용 81㎡ 역시 집값이 1000만원 정도 올라 3억4000만~3억5000만원을 호가하고있다. 이 지역의 한 부동산 중개업소 관계자는 “교통여건이 개선되면서 서울에 직장을 둔 수요자들의 매입 문의가 늘고 있지만 매물이 적게 나와 집값이 강세를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전셋값도 오름세다. 지하철 개통 전1억3000만~1억5000만원 선이던 신중동역 인근 전용 99㎡형 아파트 전셋값은 개통 직후 1억8000만~2억원 선으로 껑충 뛰었다. 전셋값이 급등하면서 전세가율이 치솟고 있다. 상동 신성미소지움 전용 86㎡형의 경우 전셋값이 1억9000만원으로 매매가 2억8000만원과의 차이가 9000만원에 불과하다.
미분양도 감소세로 돌아섰다. 부천 부평5구역 재개발 단지인 래미안 부평은 ‘지하철 개통 효과’를 기대한 주택 수요자가 몰리면서 쌓여있던 미분양이 확 줄었다. 래미안 부평 아파트 분양 관계자는 “삼성물산이 법정관리에 들어간 풍림산업의 물량을 모두 인수하면서 분양 안정성이 높아진데다 7호선 연장선 개통이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주변에서 분양 대기 중인 신규 아파트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지하철 7호선 연장구간 신중동역 인근에 래미안 부천 중동 아파트 616가구를 조만간 분양할 예정이다. 이 아파트는 삼성물산 건설부문이 부천에서 래미안 브랜드로 분양하는 첫 아파트다.
지난해 10월 신설된 신중동역 역세권에 속하는데다 서울과 인천을 연결하는 부천의 노른자인 중동과 상동 신도시 내 생활 인프라를 누릴 수 있는 곳에 위치해 입지여건이 뛰어나다.
